비판

질질끌기 - 잘쓰는 작가의 전략적인 태업

녹슨삽 2016. 1. 25. 04:44

장르 소설이던 만화던 간에 잘쓰는 작가들은 태업을 자주한다.

이른바 '질질끌기'라고 불리는 이것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닌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앞으로 작성할 작품의 전체적인 골자를 만들지 않고 작성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경우 나는 '돈맛'을 봤다고 표현을 하는데 잘쓰는 작가는 자신이 이후로 어떻게 쓰던지간에 작품의 팬이 되버린 사람은 결국은 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가장 노골적인 형태는 '묵...뭐' 라는 소설과 유유백서 작가놈이 있겠다. 독자가 읽는 동안 기승전결에 맞게 '이렇게 진행되겠다' 혹은 '이런 정도 길이가 되겠다.'


 뭐 간만에 인기를 끈김에 돈을 뽕을 뽑아야겠다는 마음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질질끌기 전과 다르게 그 소설의 질이 뚝 떨어지는 것은 독자를 기만하는 게 아닐까?


 이전에 읽은 '파슈파..뭐'라는 소설은 1권 분량은 마치 영화같이 장면 하나하나를 깎아서 만든 듯이 몰입감이 있다가. 2권 분량이 되는 순간 긴장감이 떨어질 뿐만아니라 이게 같은 작가가 쓴 것이 맞나. 1권을 대필했던지 2권부터 대필을 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짓은 마치 당선되고 공약을 안지킨 대통령같이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최근 본 것중에 이 질질끌기를 쓰는 것 같은 경우는 '던전견문...뭐'인데 초반에 적절한 생략을 통해 분량대비 빠른전개로 몰입감을 주던 이 소설은 갑자기 필요하지 않은 분량처럼 보이는 과거사를 루즈하게 진행하여 던전을 진행하며 성장하고 거기에 따른 역경을 극복하는 맛에 보던 작가에게 억지 신파용 몇십화를 박아 넣어서 배신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심지어 5~60화가 지나도록 내용 진행이 질질끌기 전 진행되는 내용의 10화분량도 안되게 되었었다.

 이런 것은 단기적으로는 금전적으로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필명을 브랜드화하는데에는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이와는 다르게 높은 인기를 성공적으로 지속하여 분량을 늘린 경우도 있는 데, 우리도 잘 아는 '드래곤볼'이다. 드래곤볼은 사실 천하제일무도대회로 종결이 나는 소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편집부의 종용으로 우주적 대전만화로까지 분량을 늘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분량늘리기가 질질끌기이냐 하면 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 드래곤볼을 알고 있는 나조차도 후반부 내용이 더 재미있었으며 내용의 밀도가 떨어졌다고 느낀 구간이 없었다. 오히려 거기서 종결했다면 의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장르)소설판에는 그런경우는 거의 없다. 수 많은 소설 중에서 이야기가 원래 궤도에서 틀어지는 것 같다 혹은 밀도가 달라진다 했던 소설은 끝까지 그 똥물을 타고가서 결국은 망작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한국에 이름(필명)으로 브랜드화 할 만한 작가는 다섯손가락 정도 밖에 없는 것같다. 열 손가락은 너무 많다.

'묵...뭐'를 읽은 사람 중에 그 작가의 다음 작품이 나오면 반드시 읽어봐야겠다고 팬이 된 사람이 있나? 그에 비해 분량늘리기가 없는 작가의 경우 작가 이름만 타고도 찾아보게 된다.

 졸속한 전략으로 잘쓴 소설에 똥물을 튀기지 않고, 잘쓰는 필력을 살려서 계획대로 완결하여. 명작, 명작가가 늘어났으면 좋겠다.